교통사고 환자 퇴원 “보험에 물어봐”
일반환자 까지도 ‘나이롱 환자’ 취급
제대로 된 설명이나 진단은 기대못해
병원측 “퇴원은 보험사와 상의해라”
“그건 보험사와 얘기 하셔야죠.”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가 퇴원 여부에 대해 묻자 병원 관계자가 한 말이다. 경기도 북부의 한 개인병원. 10인실 입원 환자 대부분 교통사고 환자다. 이 병원은 교통사고 전문병원으로 유명하다. 교통사고 부상자들이 지역 내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입원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오게 되는 병원이다.
교통사고 환자들은 큰 외상은 없는데도 경추, 요추부 염좌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나이롱 환자가 생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차트상에는 이렇다 할 문제가 없지만 개인에 따라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의사 입장에서도 이런 경우 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어 통원 치료를 권유하지만 환자가 입원을 원하면 대부분 수용하는 편이다. 특히 개인병원은 외래환자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교통사고 환자를 받아야 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교통사고 환자에 대한 허술한 관리가 문제다. 나이롱 환자의 경우 낮에는 큰 고통을 호소하다가도 밤이 되면 태도가 바뀐다. 이 병원 환자들도 비슷했다. 오후 9시가 지나면 병실에 불이 꺼지고 그때부터 환자들은 외투를 걸치고 나간다.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3~4시간, 심한 경우 새벽 4시에 들어오는 환자도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에서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8일을 입원한 한 환자는 “새벽에 왜 자리에 없었냐고 물어보면 잠깐 잠이 안와서 담배 피우러 나갔다 왔다고 한다”며 “집이 가까운 사람들은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오기도 하고 소주 한잔하고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병원 측의 태도다. 이런 환자 관리뿐 아니라 실제로 모든 환자를 나이롱 환자 취급한다. 제대로 된 진단이나 설명을 받은 환자는 찾아보기 어렵다.
환자가 아프다고 통증을 호소하면 의사는 “원래 그렇다. 옆에 환자가 똑같은 사고였으니 저 환자에게 물어봐라” 등 터무니 없는 말을 하고 있다. 10인실의 평균 진료 시간은 3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치료비 심사를 전담하게 됐지만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며 “결국 환자 본인이 고통을 호소하면 입원기간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10-20 한국보험신문
